소화기 내시경 시술 후 합병증과 법적 책임
윤리법제위원회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안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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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대한소화기학회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한소화기학회 윤리법제위원회에서는 실제 진료·임상연구 중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윤리·법적인 상황에 대해 해당분야 전문가들의 강의 및 의견 등을 모아서 회원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준비하였습니다. 여러 회원님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소화기 내시경 시술은 진단과 치료에 필수적인 의료행위로 자리 잡았으며, 비교적 안전한 시술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진단내시경의 증가와 내시경적 점막절제술(EMR), 점막하박리술(ESD),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 등 고난도 시술의 시행 빈도 역시 늘어남에 따라, 시술 중이나 시술 후 발생하는 합병증과 관련된 의료 분쟁 역시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윤리레터에서는 의료전문 변호사의 시각에서 내시경 시술과 관련된 합병증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법적 책임 문제로 이어지는지를 중심으로, 실제 의료소송의 판단 구조와 주요 쟁점을 2025년 SIDDS의 의협 필수세션에서 강의된 내용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의료사고와 관련된 법적 책임은 크게 민사 책임과 형사 책임으로 구분됩니다. 민사 책임은 의료행위로 인해 환자에게 손해가 발생하였을 경우, 의료진 또는 의료기관이 금전적으로 이를 배상해야 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로, 민사 사건에서는 의료진에게 주의의무 위반, 즉 과실이 있었는 지와 그 과실이 환자의 손해와 인과관계를 가지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형사 책임은 의료행위가 업무상과실치상 또는 치사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영역으로, 의료진 개인의 형사적 책임이 문제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형사 책임은 과실과 인과 관계를 엄격하게 입증해야 하는 반면, 민사 책임에서는 과실이 인정되면 인과 관계가 추정되거나, 인과 관계가 확실하면 과실이 추정되는 경우가 있어서 형사 책임보다는 입증이 조금 느슨한 점이 있습니다.
내시경 시술과 관련하여 분쟁으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사례들로는, 약물 사용과 시술이 동반되어 이루어진 의료적 처치와 관련된 합병증, 출혈 및 천공 등 내시경 시술 자체와 관련된 합병증, 낙상 등 시술 이후 발생하는 사고, 기저질환과 관련되어 발생한 사고가 내시경 시술과 시간이 겹치는 경우, 사고 발생 후 후속조치의 적절성에 대한 분쟁, 설명의무위반에 관한 주장, 의무기록작성에 관한 다툼 등이 있습니다. 출혈의 경우 즉시 출혈과 지연 출혈로 구분되며, 천공에서는 시술 중 천공 인지 여부와 그에 따른 대응이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ERCP 후 발생하는 췌장염이나 담관염, 그리고 진정 중 저산소증이나 심정지와 같은 합병증 역시 주요 분쟁 대상입니다. 이러한 합병증들은 대부분 교과서나 진료 가이드라인, 기존 문헌에 명시된 ‘알려진 합병증’에 해당하며, 이로 인해 법적 분쟁에서는 설명의무 이행 여부가 특히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설명의무 위반은 내시경 관련 의료 분쟁에서 가장 빈번하게 문제되는 사안 중 하나로, 설명은 반드시 시술 이전에 이루어져야 하며, 시술의 목적과 필요성, 대체 치료 가능성뿐 아니라 발생 빈도가 낮더라도 생명이나 중대한 후유증과 관련된 합병증은 설명 대상에 포함됩니다. 서면 동의서에 해당 내용이 기재되어 있더라도, 환자가 이를 실제로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졌는지가 중요하며, 최근 판례 역시 형식적인 동의서보다는 실질적인 설명의 내용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합병증 발생 이후의 의료진 대응 또한 법적 판단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법원은 합병증을 의료진이 얼마나 신속하게 인지하였는지, 적절한 검사와 처치가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환자 및 보호자에게 상황에 대한 설명이 성실하게 제공되었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객관적인 의무기록으로 남아 있어야 하며, 사건 발생 이후의 사후적인 기록 수정이나 추가는 분쟁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진단 또는 치료 내시경 중이나 시행 후 발생하는 합병증이, 임상적으로 완전히 회피하기 어려운 경우가 존재하더라도, 법적 책임은 어느정도 관리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시술 전의 충분하고 실질적인 설명, 정확하고 객관적인 진료기록, 그리고 합병증 발생 시 신속하고 성실한 대응은 의료진이 법적 분쟁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내시경 시술을 시행하는 임상의는 합병증 자체보다 그에 대한 준비와 대응 과정이 법적 책임 판단의 핵심이 된다는 점을 중요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 letter는 2025년 SIDDS의 의협 필수세션에서 김연희 변호사님께서 강의한 ‘소화기 분야 내시경 시술 후 합병증에 대한 법적 책임과 분쟁 사례 분석’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강의 내용 원문에서 다루는 많은 사례들은 다음의 바로가기를 통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강의 VOD 바로가기]